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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18 나이스빌리 감리 (3)

감리

at WORK 2006/08/18 11:51
아무리 생각해도 갑은 참 좋겠다.
이것저것 할 일 생각날 때마다 을 불러서 시키면 되고,
잘했는지 못했는지도, 감리업체를 통해서 검사하면 되니까...
별로 깊게 고민 안해도, 지네들끼리 치고 받고 잘 싸우고, 보고서 내준다.

갑의 입장에서 제안업체를 선정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완전 공개 경쟁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갑은 각 제안사들의 능력과 계획을 일일이 비교하고 검증하기 힘들고,
결국 제출한 제안서를 완전 공개해버리고,
이에 대한 제안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면
결국 업체들끼리 서로의 치부를 들어내 보이며 경쟁을 할 것이다.
갑의 입장에서는 그냥 앉아서 각 사들의 장단점을 날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이런 원리가 이행 프로젝트에서 응용되었다.
5억 이상의 공공기관 시스템 구축 사업에는
반드시 감리 업체를 통하여 일종의 '감사'를 받는 것이 의무화되었다.
프로젝트 기간 중 적게는 2번 많게는 3~4번의 감리를 받는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업체도 경쟁 제안 후에 갑이 선정하고
감리 업체 역시 같은 방식으로 갑이 선정한다.

감리 업체는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명확히 체크하고, 갑에게 보고할(일러바칠^^) 책임이 있다.
그동안 분석 및 설계 단계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계획(PLAN)된 바 대로 실행(DO)됐는지 세밀하게 조사(CHECK)하는 것이다.
만약 시스템이 잘못 구축된다면,
프로젝트를 이행한 주관사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감리를 통하여 제대로 지적하고 가이드하지 못한 감리업체도 책임이 있고,
그리고 나중에 갑이 총체적인 책임을 지는 구조이다 보니
감리기간에 출두하신 감리인들은 어떻게라도 결점을 밝혀내서 경고를 주고자 혈안이 되고 만다.
그렇다고 프로젝트 팀 입장에서는 결점이라고 들쳐내는 것에 모두 인정할 수는 없는 일..
이 헤게모니 속에서 감리기간동안 거의 두 '을'들 간의 전쟁아닌 전쟁이 벌어진다.
그러니까 갑이 얼마나 편하냐...

각 항목마다 적합/보통/미흡/부적합으로 결론 나 버리는 평점 때문에
'미흡' 항목 세 개를 받는 꿈을 꾸고 잠을 설치는 나에 비해서,
그들은 편하게 보고서를 기다리고만 있으면 된다.

일주일간의 감리 기간을 준비하기 위해
바인더 25권 분량의 수많은 문서 산출물을 정비하고,
이번 주 내내 감리실에 불려 들어가 나름대로 방어를 하고
녹초가 되서 나오는 15명의 팀원들에게
오늘은 소주 한잔씩을 따라 주며 위로를 해줘야 겠다.
2006/08/18 11:51 2006/08/18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