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결혼 소식을 듣고
지금은 중국 할빈에서 열심히 사업을 하고 있는 태영의 메시지이다.
우리의 결혼은 영화나 소설 같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태영같이 초기부터 우리의 관계를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말이다.
2000년 봄, 홍대 어느 주점...
그 당시 어느 때처럼, 그녀와 나 그리고 영이 누나는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고,
영이 누나는 테이블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냥 엎드려 있었을 뿐
우리의 대화가 너무 놀라워서 차마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나 : 저.. 과장님을 좋아하지만, 이제 좋아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녀 : 엥?
앞 뒤 여러 문장들이 있었겠지만,
그녀가 아직도 황당해 하고 있는 나의 첫 고백은 바로 위 문장이다.
그 당시 한동안 짝사랑하느라 속으로 고생하고 있던 것은 사실이었고,
나이나 직급도 문제였지만,
내가 느끼고 있는 그녀와 나와의 문화적 gap 때문에
선뜻 좋아한다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민만 하다가
나름대로 고민을 해결한다고 선뜻 내뱉은 말이 멍청한 위의 문장이다.
그녀와 내가 사랑을 언약하기까지는
그로부터 반년의 세월이 흘러야했고,
그동안 그리고 그 후로도 계속 나에게 용기(?)를 준 이가 바로 태영이다.
태영의 말은 시종일관 다음 한 문장으로 일축된다.
"재박아, 계속 찍어. 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
우리가 사귀는 동안에도
사실은 모른 채 계속 응원을 해주었고,
이제 중국에서 '영화나 소설같다'라는 말로
우리의 결혼을 축복해 주고 있다.
그 당시,
혹시 우리가 사귀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되면
자기한테 꼭 알마니 양복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었는데....ㅋㅋ
그는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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